흥정이 끝이 나자마자 냉정히 돌아서는 킬라. 물러나는 말은 고어체 성도 기사나 쓰는 미시어구지만 받아들이는 어감은 그렇지 않다. 황제나 두 공작에게는 사지로 보내놓고 얼마나 오래 사는지 두고 보자로 들린다.
다음날 킬라들이 돌파할 반군의 좌익을 살펴본다. 병진의 효용을 이용하면 강력한 인상을 남길 수 있을 것 같았다.
서부는 솔저 골렘을 이용한 병진이라고는 일자로 늘어서 두꺼운 장갑을 앞세운 밀어 붙이는 힘과 양이 우선인 원시적인 수준. 킬라들이 훈련한 병진이 두터운 장갑을 앞세운 서부의 일자형 밀집 병진을 잘 헤칠지 궁금해진다.
킬라는 타 군단의 양해를 얻어 77기사단의 출전 오너들을 일렬로 전선에 길게 늘어세웠다. 100여 기. 밀란 가의 전력은 빠졌다. 통솔이 안 되는 군세는 돌파 전에 짐만 되므로 반발해도 제쳐놓았다.
킬라의 킹 골렘이 맨 끝에 모습을 드러낸다. 킹이 모습을 드러내자 모두의 시선이 자연히 모였다. 77기사단이 또 다시 무언가 해낼 것 같은 기대감을 소모품에서 관전자로 바뀐 병사들이 한다.
위험한 임무임을 모두 다 알고 있으므로 킬라는 출진 전에 킹의 검을 빼어들고 오너들이 탑승한 골렘의 어깨를 툭툭 건드리며 횡으로 지나가며 친밀감을 표한다. 킹 골렘의 기다란 거 검이 77이라는 숫자가 새겨진 어깨 장갑을 가볍게 친다.
퉁퉁! 오너들은 말은 없지만 다들 뿌듯했다. 툭툭 치고 지나가는 것이지만 치고 지날 때 마다 탑승부의 통신관이 킬라의 킹 골렘과 자동으로 연결되었다.
신기한 킹의 통신 활성화 행위. 통신을 연결한다고 조정하고 일일이 번거롭게 확인할 필요가 없다. 모두 하나로 연결되어지는 의식. 기이한 자신감이 생겨나는 오너들. 이제는 하나. 맨 끝에선 킬라가 출진을 명령한다. 킹의 첫 출전.
“신사들이여! 어버이여! 기사여! 오너들이여! 오늘, 전 대륙에 우리의 존재를 알리자. 동료의 자랑스러운 어께와 팔이 되어 무훈으로 명예를 지키자. 백이 하나이고, 하나가 백임을 증명하자! 출~진!”
“오~합!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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